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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S 유학 준비

미국 CS 유학 준비 9편: 한눈에 들어오는 Resume/CV 작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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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 본격적으로 입시 원서(?)를 준비할 단계입니다. 가장 먼저 준비할 자료는 Resume 혹은 CV라는 간단한 문서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력서라고 불리는 Resume/CV는 본인의 이력을 가장 요약된 형태로 정리한 자료입니다. 저는 정의를 좋아하는 사람이니, 단어의 정의부터 확인해 볼까요?

ré·su·mé
/ˈrezəˌmā/
a brief account of a person’s education, qualifications, and previous experience, typically sent with a job application.

resume(레쥬메)는 학력, 능력, 과거 경험 등을 간단히 요약한 문서라고 합니다.

cur·ric·u·lum vi·tae
/kəˌrik(y)ələm ˈvēˌtī/
a brief account of a person's education, qualifications, and previous experience, typically sent with a job application.

CV(Curriculum Vitae, 커리큘럼 비테)는 사전적으로 resume와 같은 뜻을 지니고 있네요. 하지만 실전에서는 보통 resume는 1~2장 (박사를 지원하는 시점에서는 1장으로도 충분)으로 요약된 문서를, CV는 길이의 제한 없이 내 성과를 다 때려 박은 문서를 의미합니다. 박사를 지원하는 경우에는 둘의 차이가 별로 없을 수 있겠지만, 예를 들어 교수님들의 CV는 20장을 넘어가기도 합니다.


왜 필요할까?

Resume/CV는 엄청나게 요약된 문서입니다. 대부분 bullet point 형식으로 적혀 있고, 자세한 사실만 나열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서는 마치 기계의 spec sheet 마냥 정보가 많지만, 그 사람이 정말로 어떤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resume/cv만 보고 알아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resume/cv는 예선전, screening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훑어보고 이 사람을 더 알아보기 위해 시간을 투자할지 말 지 결정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첫인상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job interview를 받을 때, interviewee는 종종 제 CV를 보며 거기 적힌 프로젝트나 논문에 대해 추가적인 질문을 하곤 했습니다. resume/cv는 딱 그런 용도입니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게, 어떤 특별한 동기가 있어서 나와 일하고 싶어하는지 알고 싶게 작성한다면, 우린 성공한 겁니다.


무엇을 쓸까?

우리는 박사과정에 (혹은 석사과정에) 지원하는 시점에 맞추어 2페이지 안에 정리한 CV를 작성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그것을 다시 1페이지 안에 요약한 형태(resume)로 바꾸는 과정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학부를 마치고 바로 대학원 입시에 도전하는 경우 그냥 처음부터 한 페이지짜리 문서만 만드셔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이미 석사가 있어서 연구 경험이 있거나, 회사나 연구소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면 두 페이지를 기준으로 염두에 두고 작성하기 시작하면 되겠습니다.
일단, 어떤 정보들이 들어가야 하는지부터 나열해 봅시다. 예쁘게 만드는 것은 다음번에 설명해 드릴게요.

개인 정보 (Personal Information)

가장 첫 머리에 써야 할 것은 본인의 이름입니다. 나에 대한 문서이니만큼 내 이름이 제목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우편을 받을 수 있는 주소, 이메일 주소,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 (국제전화인 경우 국가번호도 함께), (있다면) 본인의 포트폴리오 홈페이지 주소를 적습니다.

Education

다음으로 가장 먼저 나와야 할 것은 학력입니다. 언제부터 언제까지 다닌 학교인지 월 단위로 기록하고, 졸업 예정이라면 졸업 예정일까지 적습니다. 어떤 전공에 어떤 학위였는지, 자랑할 만한 일 (예: GPA 4, summa cum laude 등등)이 있었다면 그것도 기록해 둡니다. 석사를 했다면 지도교수 이름(영향력 있는 사람이라는 가정 하에), thesis 제목(지금 지원하려는 연구실과 관련이 있다는 가정 하에) 등을 써도 좋습니다. 학부 졸업생의 경우 특별하고 유명한 고등학교를 나왔다면 그런 것도 적을 수 있습니다 (학위 이름은 highschool diploma라고 적으면 됩니다). 미국 친구들의 경우 고등학교 때 미리 딴 AP 클래스를 적는 경우도 봤습니다만, 이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제가 잘 모르겠네요.

Work Experience

혹시 박사 지원 전에 학교가 아닌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면 학력과 다른 섹션에 적어줍니다. Education 쪽에는 학위를 주는 교육기관만 쓰는게 좋으므로, academia 같아 보이지만 학위는 받지 않은 연구소 경험이 있다면 work experience에 적어주시면 됩니다. 이 또한 월 단위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팀에서, 무슨 역할로 일한건지 자세히 적어줍니다.

Research Projects (or Research Experience)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 경험입니다. 우리가 만약 대학원이 아닌 회사에 지원한다면 이 부분이 리서치가 아닌 그냥 프로젝트로 바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학원에 지원하는 만큼, 연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가, 연구를 해본 경험 혹은 적어도 맛본 경험이 있는가가 연구적인 요소가 없는 커다란 비즈니스 딜을 성사시킨 것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가장 힘주어서 정리해야 합니다. 어떤 프로젝트에 (또다시) 월 단위로 언제부터 언제까지 일했고, 거기서 나는 정확히 어떤 역할을 도맡아 했는지 적어줍니다. 다만, 한두 페이지 안에 완성해야 하는 만큼, 거기서 내가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성장했는지까지는 쓸 수 없습니다. 그리고 resume/cv는 그걸 쓰라고 있는 문서도 아닙니다. 그러니 명확히 fact만 잘 골라내어 작성해 주시면 됩니다.

Publications

다음은 내가 쓴 논문입니다. 보통 논문은 위 Research Projects 부분과 많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개제한 논문이 자랑할 만큼 있다면 Research Projects 보다 Publications 를 더 먼저 써주시면 좋습니다. "자랑할 만큼"은 다 상대적인 것인데, 예를 들어 학부를 마치고 바로 대학원에 지원하는 사람이라면 국제학술대회에서 포스터 발표를 했다거나, 1 저자는 아니더라도 conference/journal paper에 이름이 들어있다면 당장 Publications 섹션을 위로 올리시면 됩니다. 다만, 박사를 지원하는 시점에서는 딱히 publication이 많기 어려운 상황이니 일단은 뒤에 위치시켰습니다. 논문이 아직 없다면 이 섹션은 없어질 수도 있고, 교내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적이 있다면 여기에 써주셔도 좋습니다. 논문은 본인의 분야에서 자주 쓰이는 인용 스타일로, 모든 논문을 일관된 스타일로 적어주시면 됩니다.
혹시 지금 쓰고 있는 논문이 있으나 아직 출판이 되지 않았다면, "submitted" "under review" 등의 말머리를 달아서 적어주시면 됩니다. 물론 출판된 논문이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래도 내가 논문을 쓰는 과정을 경험해봤다는 것만으로도 박사과정 지원에는 큰 도움이 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교수님은 함께 연구하고 논문을 쓸 학생을 찾고 있으니까요.

기타 등등

그리고 본인의 경험에 따라 자랑하고 싶은 것들을 더 넣어주시면 됩니다. CS PhD 지원자라고 할 때, 학교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어떤 것이 있을까 잘 고민해보고 쓰시면 좋습니다. 장학금이나 상을 받았다면 Honors and Awards라는 섹션을 만들어서 써주시면 되고, 리더십 활동을 했다면 Leadership이라고 써주시면 됩니다. 특히 diversity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 아카데이마에서 Women in science, Women in CS 등의 단체에서 활동했다면 도움이 되니 꼭 적어주세요. 아마 박사를 지원하는 사람이라면 아직 없겠지만, 학회 논문 reviewer로 활동했다면 그것 역시 연구의 프로세스를 아는 사람이라는 아주 좋은 시그널이 될 수 있습니다. 또, Teaching 경험이 있다면 (Teaching assistant 포함) 그것도 적어주시면 좋습니다. 대학원생은 티칭도 하거든요..^^

Language

가장 마지막은 본인이 다룰 줄 아는 언어를 써주시면 좋습니다. English, Italian 이런거 말고 컴퓨터 언어요. Python, R, C, SQL 등 자신의 분야에서 잘 쓰이는 코드를 중심으로 나열해 주시면 됩니다. 물론 Project 설명에서 나와있겠지만, Resume/CV 는 spec sheet과 같은 것이라서 중요한 정보는 눈에 잘 보이게 나열해 주시면 좋습니다. 연구자를 뽑는 데 있어서 언어를 다룰 줄 아냐 모르냐는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며 배우기 힘든 것이고, 그에 비해 컴퓨터 언어는 사실 하나만 할 줄 알면 두 번째 언어를 배우는 것은 쉽기 때문입니다. 다만, 내가 이미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주된 언어를 잘 쓸 줄 안다면 그걸 보여주는 것이 해가 되지는 않을 거예요.


어떻게 쓸까?

이제 쓸 재료는 다 모아졌을 것입니다. 예쁜 모양의 그릇에 담기 위해 몇가지 팁을 드리자면...

  1. 중요한 것 먼저 눈에 확 뜨이게 씁니다. 꼭 시간 순서대로 쓸 필요는 없습니다.
  2. 다만, 같은 중요도일 때에는 최근 것이 맨 위에 나오도록 하면 좋습니다.
  3. 지금은 아마도 최대한 1~2페이지를 쥐어짜서 채워넣어야 할 시기이지만, 혹시라도 뭔가 넘치는 분들은 과감히 선택과 집중을 하세요. 중요한 것만 눈에 띄게 넣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빼세요. 더 많은 내용을 넣기 위해 자간/줄간격/paper margin/폰트크기를 줄이지 말고, 덜 중요한 내용을 빼세요.
  4. 웬만하면 1페이지 혹은 2페이지 길이에 맞추세요. 애매하게 1.5페이지에서 끝내지 마세요. 1.5페이지 정도 되면 여백을 좀 추가하고 extracurricular stuff를 추가하여 2페이지를 만들고, 1.3페이지 정도면 선택과 집중으로 1페이지로 만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5. resume/cv는 첫인상입니다. 다 완성했다 생각할 때, 오타/맞춤법 확인 꼭 두 번 더 진행하세요.


음 이정도로는 사실 상상이 잘 가지 않죠? 이다음 글에서는 레쥬메를 쉽고 예쁘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일단 기본 텍스트로 위에 나열된 정보를 수집해 보세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