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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S 유학 준비

미국 CS 유학 준비 12편: 합격한 SOP가 가지는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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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New Year!

안녕하세요, 유학 준비하시는 여러분들 모두 새해에 많은 복 받아 원하는 입시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SOP는 보통 1월보다는 9월쯤에 준비하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일찍 준비한 새가 불리할 일은 없을 거예요. 그럼 SOP가 무엇인지부터 한번 이야기해 볼까요?


SOP란 무엇인가?

SOP는 Statement of Purpose의 약자로, 직역하자면 내가 무슨 뜻을 가지고 박사과정에 지원하는지를 설명하는 글입니다. 말은 설명하는 글이지만, 거의 주장하는 글에 가깝다고 보면 됩니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첫 문단 티저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고, 이제까지 내가 이 연구 주제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열정적으로 살아왔는지 보여주는 엄청난 빌드업을 통해 결국 이 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에, 꼭 이 교수님과 함께 일해야만 하는 이유를 간절히 호소하는 내용으로 마무리하는 1.5 페이지 분량의 짧은 글이 바로 여러분이 써야 하는 SOP입니다. 

SOP는 누가 읽는가?

여러분의 입시 원서는 어떻게 처리될까요? 한 해에 한 교수님 연구실에만 몇백명의 지원서를 받는 학교에서 그 모든 것을 일일이 검토할 여력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 학교마다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선별 작업"을 합니다. 학과 스태프가 체크리스트를 검토하기도 하고, 어떤 학교는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1st round로 평가를 하게 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Resume/CV나 출신 학교, 학점 등 간단히 체크할 수 있는 정보를 통해 선별된 학생들의 SOP만이 실제로 누군가에 의해 읽힌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내 SOP에 독자가 있다면 나는 이미 finalist (혹은 바로 그전 단계)에 들어왔다는 뜻이고, 내 독자는 내가 관심 있는 연구 주제에 대해 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뜻이죠. 그러니까 이제 우린 진짜 나의 미래 지도교수님을 예상 독자로 마음에 두고 SOP를 작성해야 합니다.

성공적인 SOP는 무엇을 이야기하나?

SOP는 단순히 내가 과거에 한 일을 나열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해서 허무맹랑하고 실체 없는 "하고 싶은 연구" 이야기만 늘어놓아서도 안 되며, 우리가 종종 그래야만 한다고 듣는 것처럼 겸손해서만도 안 됩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SOP, 합격한 자들의 SOP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걸까요?

어쩌다 보니 두 번의 박사 입시를 치러내고, 그 사이 만난 많은 박사과정 친구들을 통해 얻어 읽은 SOP의 공통점은 단 하나였습니다. 그들은 본인이 이 연구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토로하고 있었습니다. 그건 이러한 분야에 관심이 있고, 이런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궁금증이나 호기심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본인이 하고자 하는 연구가 자신의 인생을 걸 정도로 그들에게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사명감에 가까운 본인의 동기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SOP를 설명하는 글이 아니라 주장하는 글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SOP의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문단에서 독자의 호기심을 끌만한 일화를 던져주면서, 결국 내가 하고자 하는 연구가 무엇인지 넌지시 제안합니다. 그리고 다음 서너 문단은 이런 연구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경위와 (보통 학업/연구 경험이겠지요?) 변천사를 설명하며 연구 경험이나 스킬을 어필합니다. 이렇게 과거의 노력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이 연구 주제에 대한 나의 열정이 남다름을 보여주었다면, 그다음 두 문단 정도는 앞으로 이 연구실에서 어떤 연구를 하고자 하는지 설명합니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문단에서는 내가 어떤 새로운 skills and perspctives를 제공할 수 있는지, 나 같은 좋은 학생을 데려가면 어떤 이득이 있는지 교수가 혹할 수 있게 본인을 잘 팔아줍니다. 마지막으로는 내가 이 연구를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이자 유일한 환경이 당신의 연구실, 당신의 학교임을 주장하며 마무리합니다.

이런 SOP를 읽는 교수님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이 학생의 열정 하나만큼은, 동기부여와 사명감만큼은 믿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을 걸 정도로 중요한 주제를 들고 와서, 5년 혹은 그보다 긴 오랜 시간 동안 어디로 사라지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나와 함께할 학생을 찾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글을 읽은 제 독자 여러분은 이제 SOP를 쓸 때, "내가 이 연구를 하고 싶어요" 보다는 "나는 살기 위해서 이 연구를 해야만 해요"라고 써야 합니다. 조금 과장하는 것처럼 느껴져도,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이게 너무 껄끄럽게 느껴지고, 딱히 인생을 걸 정도로 중요하고 궁금한 주제가 아니라면, 다른 주제를 찾거나 박사가 아닌 다른 방향을 고민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장난이에요, 여러분 중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 믿어요. 조금 어색할 순 있어도, 호기심과 궁금증만은 둘째라면 서러운 여러분임을 저는 알고 있거든요!

이제 여러분은 박사 유학 입시 원서를 제출할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석사과정 지원중이라면 1월인 지금도 이 글이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더 빨리 많이 쓰지 못해서 항상 미안한 마음입니다. 올해는 더 자주 좋은 정보 제공하는 블로그로 거듭날게요. 유학준비 하는 모든 여러분  Good luck 😉